2020년 3월 24일 화요일

"양자비트와 양자암호" 요약 - 9장. 양자 컴퓨터의 표본

이 장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드웨어'적인 방향에서 접근한다. 현재의 양자 컴퓨터에 대한 상황은 역설적인 면이 있다. 1970년 말, 아직 1킬로바이트의 메모리의 초창기 가정용 컴퓨터가 출시되었을 때 소수의 몇 사람들은 '윈도우'의 구동 체계를 위해 이삼십만 라인 정도의 프로그램 코드를 제안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4용지의 분량 정도의 내용만 유지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 매끄러운 구동을 위한 200~300메가바이트의 메모리를 차지하는 구동 시스템과 수십 MHz에 해당하는 동작 주파수의 장착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현재의 양자 컴퓨터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구자들은 매우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제안하고 있지만,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따라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과거의 고전 컴퓨터에서는 하드웨어의 기술이 소프트웨어의 기술을 곧바로 따라잡았다. 그렇다고 양자 컴퓨터도 10년이나 20년 이내에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 실리콘 칩을 기초로 하는 '고전적' 컴퓨터는 더이상 강력해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양자 세계에 있다.

9.1. 무어의 끝

30여년 이상 동안 무어의 법칙(Moore's law)은 계산의 진보를 설명하는 법칙으로 알려졌다. 이 법칙은 대략 매 18개월마다 칩의 메모리소자와 논리게이트가 2배가 된다는 법칙이다. 이는 지수함수적 증가이며, 30년 안에 칩의 소자가 대략 백만 정도로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1981년의 ZX81 가정용 컴퓨터가 1킬로바이트의 메모리칩을 장착했는 데 오늘날에는 대부분 수 기가바이트 메모리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20년이나 30년 안에는 백만 기가바이트가 표준이 될 수 있는가? 아마도 현재에 사용되는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칩의 크기가 무한히 작을 수 없다. 일정한 크기의 칩에 더 많은 메모리를 넣으려면 칩의 단위를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석판(lithography)라고 부르는 데 오늘날 이런 방식으로 실리콘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와 선은 이미 2-3 나노미터의 작은 크기이다. 칩의 어떤 소자들은 단지 두세 개의 원자들의 지름을 합한 너비 정도까지 작아질 것이나, 그 이상 크기를 축소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한 개의 원자로 된 소자가 작동되기도 전에 이미 양자 효과는 칩의 회로 소자들의 특성을 압도한다. 고전적인 컴퓨터에서 전류가 흐르면 트랜지스터는 "0"과 "1"을 빠르게 전환시킬 뿐 중첩과 얽힘 현상은 무시된다. 하지만 트랜지스터가 단지 두세 개의 원자로 구성되고 아주 적은 수의 전자만이 도선을 따라 흐른다면 더 이상 양자역학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9.2 디빈센쪼 기준

1998년 IBM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데이비드 디빈센쪼(David Divincenzo)는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가 갖추어야 할 5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1. 명확한 큐비트로서 확장이 가능한(scalable) 물리량일 것
2. |000...000> 과 같은 상태로 초기화될 것
3. 결맞음 특성이 없어지는 시간이 충분히 길 것
4. 전체가 양자게이트로 이루어질 것
5. 높은 양자효율성을 가지며 측정할 때 큐비트의 특성이 나타날 것
위 기준의 첫 번째는 명확성이다. 많은 큐비트를 갖는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물리적 계(system)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A. 큐비트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B. 충분히 많은 수의 큐비트가 있어야 한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효과에 달려 있으며,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물리적인 계가 양자효과를 가지려면 큐비트가 될 입자 크기가 광자나 전자나 원자들 정도로 매우 작아져야 한다. 그래야만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법칙을 만족한다. 따라서 위 두 물리적 계의 요건이 충족해야만 가능한 확장성(scalability)은 양자 계산의 실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두 번째 기준은 분명하지만 실제는 단순하지 않고 매우 어려운 문제에 속한다. 고전 컴퓨터에서 단순히 메모리를 비우는 것을 의미하며, 각 메모리의 요소에 "0"을 쓰는 것과 같지만 양자적인 경우 실제 각각의 큐비트가 양자상태 |0> 에 있는지 확인하려면 기술적인 처리가 요구된다.

세 번째 기준은 양자 컴퓨터의 능력인 중첩과 얽힘에 관한 것이다. 역학적인 중첩과 얽힘 상태는 간섭 현상을 만들어 병렬로 계산을 처리하게 하며, 최종적으로 보강 간섭을 통해 "제대로 맞는" 결론을 만든다.  만일 어떤 원인으로 중첩 상태가 손상되거나 사라지면 간섭 효과를 읽어 버리므로 결국 |0> 과 |1> 의 단일 양자 상태가 된다. 이런 장치는 아무 소용이 없으며 최적의 상태로 양자 효과를 사용하도록 고안된 알고리즘도 무의미해진다. 결맞음 특성이 사라지지 않는 충분한 시간은 계산을 수행하는 시간 또는 그 시간의 일부에 의존한다. 만일 결맞음 특성이 없어지는 시간보다 양자 논리게이트를 통해 상태를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작은 경우에만 양자 계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결맞음이 없어지는 시간 > 양자 논리게이트 수행 시간

양자 논리게이트의 수행속도는 큐비트에 영향을 주는 외부 작용들에 의해 결정된다. 아래에서 다룰 양자컴퓨터의 표본들은 게이트 시간이 나노초 만큼 짧은 경우도 있고, 천분의 일 초 정도로 긴 시간도 있다. 중요한 것은 중첩 상태가 사라지기 전에 양자 논리연산을 수행하면서 적당한 시간을 포착해야 하는 것이다.

책은 네번 째 기준을 건너뛰고[1],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기준은 큐비트 특성을 측정하려면 꼭 필요한 조건이다. 높은 양자 효율성이란 측정할 떄 실제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자암호학의 예를 들면, 광검출기에 도달되는 광자들은 레지스터에 저장될 확률이 높아야한다. 양자 계산의 결과는 큐비트를 측정하여 읽는 데 측정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헛수고인 셈이다. 또, 누군가 다섯 번째 양자의 상태를 읽으려 할 때 네 번쨰나 여섯 번째의 양자의 큐비트를 읽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한 말로 보이지만 실제적으로 커다란 장애를 만드는 요소이다.

9.3. 다양한 물리계에서의 큐비트

다빈센쪼의 기준을 요약하면 양자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계가 충분히 오랫동안 양자 상태로 유지해야 하며,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큐비트의 모형으로 여러 물리계를 제시하였으며, 각각의 경우 모두 장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부류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ㆍ양자 입자(원자, 광자 등의 입자)들을 기본으로 한 큐비트들
ㆍ양자적 거동을 나타내는 거대 구조의 큐비트들

첫 번째 부류는 양자적 거동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원자의 에너지 준위들이나 광자의 편광이 양자역학적인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이용한다. 이들을 큐비트로서 이용할 때 각 입자를 구별하고 제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보통 원자들은 다른 원자와 함께 운동하며 고체나 액체 상태가 되기도 하고, 또 기체 상태일 때는 너무 빨리 움직여 통제가 어렵다. 광자는 항상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결코 정지하지 않는다.

두 번째 부류는 집적회로의 구조를 기초로 양자적 거동이 나타나도록 큐비트를 시도한다. 하지만 사람이 만든 구조들은 대부분 원자보다 커서 양자역학적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양자 현상을 교란시키거나 양자중첩을 상쇄시키는 효과가 생겨 매우 작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양자를 이용하는 큐비트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알아보자.

9.3.1. 전자 트랩 속의 이온들
1995년 피터 졸러(Peter Zoller)와 그의 동료인 이그나찌오 씨락(Ignacio Cirac)은 이온트랩을 이용한 양자컴퓨터의 큐비트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불과 4페이지 분량의 논문은 전기장을 이용하여 이온을 제어함으로써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를 구현하여 많은 물리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온 상태란 원자가 일부 전자를 잃은 상태이거나 더 많은 전자를 받아들인 상태를 말하며, 이온들이 전하를 띠게되면 전기장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큐비트는 이온의 에너지 스펙트럼에서 얻을 수 있다. 이온의 에너지 스펙트럼은 중성원자의 스펙트럼과 다르지 않다. 이온들은 일정한 위치에 접촉되지 않은 채 전기장으로 제어되어 교란될 염려가 없으며, 결잃음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동안 큐비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이온 트랩은 수년 간 연구되어 원리적으로 가능함이 입증되었다. 이온들은 폴(Paul) 트랩 내부에 전기장에 의해 유지되는 데 전기장을 사용하여 어떤 방향으로 이온들을 밀고 당기는 것은 쉽지만 입자들을 특정 위치에 계속 정지시키는 것은 어렵다.

9.3.1.1. 이온트랩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1860년대 제임스 맥스웰(James Maxwell)은 전기장을 수학적으로 기술하였으나, 어떤 공간에 놓인 대전된 입자가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힘이 작용하도록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전기장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대전된 입자는 전기장이 있는 공간에서 반드시 탈출하게 되어 있는 데, 4중극을 갖는 정전기장[2]을 사용하면 대전입자를 가두는 전기적인 '새장'을 만들 수 있다. 그림은 링크 참고

입지가 한 면으로 미끄러지기 전에 안장은 1/4 회전하여 아랫 방향의 경사가 윗 경사로 바뀐다. 입자는 다시 아랫 방향으로 미끄러지지만 안장은 계속 회전한다. 회전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충분히 빠르게 회전하면 입자는 안장 내부 중심에 거의 근접한 상태로 약간만 진동하는 형태가 된다.

이온이 이온트랩에 갇혀도 양자 계산은 쉽지 않다. 이온들은 보통 상온에서 기체 상태로 포획될 때 상당한 에너지를 가지고 심하게 요동친다. 따라서 초고진공(공기 분자가 이온트랩에 튀는 것을 방지)에서 매우 낮은 온도로 냉각시켜야 한다.

9.3.1.2. 이온들을 냉각시키기
이온 냉각은 보통 두 단계를 거친다. 처음 단계는 도플러 냉각 방식으로, 특정 파장의 레이저빛에 이온들을 노출시킨다. 두 번째 단계도 레이저를 사용하며, 보어의 원자 모형[3]의 아이디어를 활용한다. 이온이 트랩에 포획될 때 앞뒤로 흔들리는 단조화 운동[4]이 나타나며, 단조화 운동을 하는 물체를 단조화진동자 또는 단진자라고 한다. 고전적인 경우 임의의 진폭을 가지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진폭이 양자화된다. 수치가 정해져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자. 단진자가 에너지는 포물선의 형태이며, 에너지 준위별로 간격이 변하는 보어의 모델과 달리 일정한 간격을 가지는 사다리 형태의 에너지 준위가 있다. 보어 모델이 가장 낮은 허용 에너지가 있는 것처럼 단조화진동자도 영점 에너지(Zero energy) 라 불리는 기저 상태가 존재한다. 따라서 입자는 완전히 정지할 수 없고, 항상 약간의 진동이 있다. 이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로도 설명될 수 있다. 만일 입자의 진동이 작아지면, 입자의 위치는 더 정확히 알게 되지만, 운동량이나 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잃어버린다. 에너지의 불확정도가 더 커졌다는 것은 더 많은 에너지를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떤 이온이 사다리 형태의 에너지 준위의 세번째 단계에 있을 때, 제일 낮은 단계로 내려가려면 두 단계 만큼의 에너지를 방출해야한다. 보어 모델에서는 원자가 광자를 방출하면서 에너지가 낮아졋지만, 이온트랩의 단조화 진동자에서는 그런 광자의 방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레이저 빛을 쪼여 중간 여기 단계를 거쳐 더 낮은 단계로 내려가게 한다. 이 과정을 충분히 반복하면 단조화진동자의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로 도달할 수 있다.

그림9.1. 이온트랩 내부 이온의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와 레이저를 이용한 냉각 과정


9.3.1.3. 이온트랩에 의한 실험
1995년 미국 NIST 의 데이브 윈랜드(Dave Winland)의 실험실에서 이온트랩을 이용한 CNOT 양자 논리게이트를 구현하였다. 이 CNOT 게이트는 제어와 표적의 두 개 큐비트를 하나의 이온이 갖는 다른 특성으로 구현하였다. 즉, 이온의 에너지 준위를 표적 큐비트로, 이온의 진동 상태를 제어 큐비트로 갖는 CNOT 게이트이다. 이와 같은 단일 이온에 의한 이온트랩 양자계산은 1990년대 이후 꾸준한 연구의 진척을 보였다.

2003년 인스부룩 대학의 씨락과 졸러는 CNOT 게이트가 레이저빔을 통해 각각 추적될 수 있도록 두 개의 트랩을 이용하는 독창적인 형태의 CNOT 게이트를 구현하였다. 이 트랩에서 이온들은 5㎛ 정도의 간격으로 떨어져 있으며, 2㎛ 정도의 파장을 갖는 레이저 빔을 통해 각 이온의 내부 양자 상태가 바뀌게 된다. 즉, 정해진 시간동안 레이저빔에 이온을 노출시켜 이온들의 상태를 |0> 에서 |1> 로 바꾸거나 반대로 전환시킬 수 있으며, 두 상태의 중첩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였다. 이때 이온트랩의 양자 컴퓨터에 대한 도이치 알고리즘이 물리학자들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다.

9.3.1.4. 이온트랩의 미래
집적회로로 구성된 이온트랩에 대한 다수의 설계안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연구 그룹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의 기본적인 틀은 이온트랩의 각 성분들을 한 면에 몰아서 가능한 크기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랩이 작아지면 이온들의 진동이 더 빨라지고, 이러한 진동은 여러 이온의 상자 상태를 결합시키며, 양자 게이트가 더 빨리진다.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의 경우, 단일 트랩에 많은 이온들을 유지시켜야 양자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지만, 우선은 칩 안에 여러 개의 트랩을 집적시키고 계산을 분리수행시키는 것이 더 필요한 과제이다.

통상의 컴퓨터에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CPU 와 RAM, HDD 등의 사이에서 교환되듯이 미래의 이온트랩 양자 컴퓨터도 유사한 구조를 가질 것이다. 즉 메모리 영역에서는 이온들이 양자 상태를 보존하고, 상호 작용 영역에서 이온들은 양자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다른 장치에 노출된다. 두 영역 사이에 이온들을 운반하려면 컨베이어밸트 트랩이 사용될 것이다.

이온 양자컴퓨터는 현재 양자 계산의 여러 접근 방법 가능성이 가장 높으나, 수십 또는 수백 큐비트로 확장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9.3.2. 광학 격자(Optical lattices)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의 큰 문제점은 전하를 띤 입자들이 다른 전기장의 영향으로 결잃음(decoherence)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원자를 사용해야한다. 대전되지 않은 원자들은 전기장의 트랩에 포착되지 않으나, 외부 전기장에 의해 방해 받지도 않는다.

중성 원자를 포획하기 위해 광학 집게(optical tweezer)를 이용한다. 이는 렌즈의 초점에 모아지는 레이저빔이며, 전기장이 원자 속의 전자들을 진동 및 여기하게 만들어 인력을 작용시킨다. 단, 상온에서의 원자는 음파와 비슷한 1,000 km/h 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므로, 물체의 운동 에너지를 위치 에너지로 흡수시켜야 한다. 광학 집게는 위치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종의 '골짜기'와 같으며, 원자가 그 골짜기를 탈출하려면 위치 에너지의 벽을 넘어야 한다. 따라서 광학 집게가 특정 온도에서 원자를 포획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려면 그 온도에 해당하는 운동에너지와 광학 집계의 위치 에너지를 비교해야 한다.

19세기 말 루트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n)은 운동에너지가 직접적으로 온도에 비례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의 이론을 통해 기체 속에 있는 원자가 상온에서 가지는 에너지를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광학 집게의 위치 에너지 깊이는 원자의 에너지보다 낮아야 하며, 온도로 대략 1 K(Kelvin)의 백만분의 1 정도이다. 따라서 트랩에서 원자를 포획하는 것은 절대 영도 바로 위의 백만분의 1 정도의 온도에서 가능하다.

9.3.2.1. 절대 영도(0k)로의 접근
1970년 레이저가 발명되었을 때 일부 과학자들은 레이저 빛의 운동량을 이용하여 원자들을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유롭게 떠돌던 원자가 광자를 "잡게"되면 원자는 광자의 운동량에 의해 되튀게 된다. 한 원자가 많은 광자들과 충돌하면 원자는 약간 되튀면서 광자를 흡수하여 더 빨리 움직이게 되고, 원자는 더 뜨거워진다. 이 효과를 정반대로 이용해서 원자를 냉각시키는 방법은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이다.

도플러효과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난다.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다가오면 정지했을 때보다 약간 더 높은 소리를 듣게되고 멀어지면 정지해있을 때보다 낮은 소리를 듣게 된다. 듣게 되는 진동수는 소리를 내며 오는 구급차와 멀어지느냐, 가까워지느냐에 관계된다.

빛도 마찬가지로, 광원을 향해 움직이는 원자는 더 높은 진동수의 빛을 "보는데" 이것은 더 작은 파장의 빛을 본다는 의미이다. 가시 광선의 경우 높은 진동수의 빛은 청색 스펙트럼 영역으로 이동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효과를 청색 이동(blue shifted) 라고 부른다. 반대로 광원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원자는 더 낮은 진동수의 긴 파장의 빛을 보며 이를 적색 이동(red shifted)라고 한다.

도플러 효과로 원자를 냉각시키려면 원자 전이 공명 진동수(resonance frequency of an atomic transition) 아래로 약간 편이(detuned) 된 적색 편이(Red detuning) 레이저 빛을 원자에게 쪼여준다. 원자는 레이저로부터 멀어질 때마다 약간 낮은 진동수의 빛을 보며 공명 진동수와 맞지 않아서 광자를 흡수하지 않지만, 원자가 레이저를 향해 움직이면 약간 더 높은 진동수의 빛을 보게 된다. 만일 원자가 충분히 빨리 움직이면 청색이동은 적색편이된 레이저 빛을 상쇄하고 레이저 빛과 공명진동수를 이룬다. 결과적으로 이 원자는 많은 광자를 흡수한다.

원자는 레이저를 향하여 움직일 때 광자를 흡수하면서 받는 '두들겨지는 충격'에 의해 천천히 느려진다. 원자가 레이저로부터 멀어질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공간의 각 방향에서 더 많은 레이저빔을 조사시켜 주어야 한다. 원자가 움직일 때마다 편이가 생겨서 레이저빛의 진동수와 잘 맞게되면 원자와 반대로 달려오는 광자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마치 끈적끈적한 액체 속에서 움직이듯이 천천히 감속된다. 이런 유사성에서 '광학적 꿀(optical molasses)' 이라고 표현한다. 광학적 꿀을 사용하여 절대 영도 위의 수천분의 일도 정도의 매우 낮은 온도로 냉각된 원자들은 광학집게로 쉽게 포획된다.

9.3.2.2. 빛으로 만들어진 격자
광학집게로 냉각된 원자들을 포획하는 방법 중 하나는 광학 격자 방법이다. 광학격자는 여러 레이저빔을 서로 교차시킨 작은 광학집게들의 배열이며, 영의 이중슬릿 실험의 간섭 무늬처럼 레이저빔들의 위상이 일정하면 간섭 무늬는 밝고 어두운 영역으로 교차되어 나타난다. 만일 빔의 방향과 편광이 잘 선택되면 간섭 무늬는 계란 상자의 형태이며, 원자가 낮은 온도로 냉각되어 있다면 각각의 간섭 무늬는 작은 광학 집게로 사용되어 일정한 장소 안에 원자들을 가둘 수 있다. 광학 격자에 냉각된 원자들이 가득 차서 규칙적으로 배열되면 각 원자들의 에너지 상태들은 이온 트랩과 마찬가지로 큐비트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레이저 냉각으로 만들어진 원자 밀도는 광학 격자의 밀도보다 작아서, 냉각된 원자들은 구름 같은 형태이므로 규칙적으로 배열되지 않고 오히려 구멍이 많은 고체와 같다. 다시 말하면 원자보다 광학 집게가 더 많은 상태이다. 이는 개개의 원자들이 마구잡이식으로 격자점을 채우기 때문에 개별 원자들이 어떻게 채워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또한, 몇 개의 원자들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게 되므로, 그 원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도록 만들기 어렵다.

다행히 1995년 에릭 코넬(Eric Cornell), 칼 위만(Carl Wieman), 볼프강 케틀레(Wolfgang Ketterle)는 증발 냉각(evaporative cooling) 현상을 기초로하여 레이저 냉각법으로 만들 수 있는 것보다 더 조밀하고 냉각된 원자샘플들을 만들었다. 증발 냉각은 뜨거운 커피를 호호 불어서 액체 표면으로부터 에너지가 많은 분자들을 탈출하게 도와주는 현상과 유사하다. 만일 가장 뜨거운 상태라면 가장 에너지가 큰 분자가 탈출해서, 컵의 내부에 남는 분자들은 평균적으로 더 작은 에너지를 갖게 되고, 분자들은 서로 충돌하여 더 낮은 온도에서 새로운 열적 평형에 도달한다.

냉각된 원자는 어느 장소에 유지시키기 어려우므로 자기력에 의한 트랩을 이용한다. 어떤 확실한 조건하에서 원자들은 자기쌍극자모멘트를 가지며, 자기장에서 나침반의 바늘과 같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려고 한다. 자기장의 형태가 적당하게 선택되면 자기쌍극자들은 자기장의 세기가 최소가 되도록 배열한다. 커피잔에서의 '불어 버림' 효과와 유사하게 트랩으로부터 에너지가 큰 원자를 탈출시키려면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면 된다. 이렇게 먼저 가장 뜨거운 원자만 탈출시키면 에너지가 모자란 원자들만 그 안에 남게 되며 이들은 더 낮은 온도에서 평형을 이룬다.

증발냉각을 통해 원자가 절대 영도의 수천만분의 1K 까지 냉각되면, 흥미로운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특히 원자가 서로 다른 동등한 입자들이 같은 양자 상태를 점유하는 '보손(bosson)' 이라는 입자의 종류 중 하나라면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모든 입자가 같은 양자 상태를 점유하는 '초원자'적 형태로 정확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이러한 물질 상태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e)' 상태라고 부른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 광학격자에서 비어있는 자리를 해결할 수 있더라도 원자들이 규칙적인 방법으로 광학격자를 채우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곳은 두 개나 그 이상의 원자로 점유되기도 하고 다른 곳은 아예 비어있을 수도 있다. 한 자리당 정확하게 한 원자가 채워지는 광학격작를 얻으려면 양자적 위상변화(quantum phase transition)라고 부르는 현상을 이용해야 한다. 이 현상은 물이 끓거나, 얼음이 녹는 상전이 현상과 유사하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의 차가운 원자들은 한 격자점에서 다른 점으로 도약하거나 다른 원자들과 충돌하는 데, 두 개 이상의 원자들이 같은 장소에서 포획되면 서로 충돌한다. 연속적인 충돌은 원자들의 에너지를 높게 만들기 때문에 잘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은 항상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양자적 위상변화를 이용하면 한 원자당 한 개의 격자를 점유하게 만들 수 있다. 먼저 퍼텐셜[5]의 깊이가 얕은 격자에 원자를 넣고 원자들이 자유롭게 운동하도록 한다. 다음으로 레이저의 출력을 증가시켜 격자의 퍼텐셜 깊이를 서서히 더 커지도록 만들면 각각의 원자는 다른 원자가 아직 차지하지 않은 빈 격자점을 '보게 되는' 기회를 가지며, 마지막으로 퍼텐셜 깊이가 매우 커지면 움직일 수 없고 모든 원자는 한 개의 격자점을 차지하게 된다. 이 상태를 '모트 절연체(Mott insulator)' 라고 한다.

규칙적이고 단일 원자로 이루어진 '고체'로 뮌헨 대학의 연구팀들은 이웃하는 격자점 사이의 원자들의 충돌을 유도하여 양자게이트를 실현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 이 충돌들은 원자의 상대적 위상을 변화시키는 데 이것은 결국 얽힘 상태를 나타낸다.

독일 본 대학의 연구팀들은 광학격자의 양자계산을 자기광학적 트랩(Magneto-optical trap)으로부터 1차원의 광학 격자점에 각각의 원자들을 채우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만일 한 격자에 복수의 원자들이 포획되면 원자들을 약간 분리시킬 수 있도록 전력을 일시적으로 변화시켜 한 개의 원자만이 포획되도록 한다. 그 다음 레이저빔의 출력을 다시 증가시켜 격자점에 고정되도록 한다. 이렇게 끈 모양의 원자배열을 얻은 후 각각의 원자의 신호를 교환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을 사용한다. 자기장의 세기를 공간상에서 잘 알려진 형태로 변화시켜서 각 원자들이 위치에 따라 공명이 잘 되거나 또는 잘 되지 않게 '조정'할 수 있다. 자기장을 변화시켜 원자들 중 한 개의 공명진동수를 상대적으로 이동시켜서 한 원자의 상태만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이웃 원자들을 교란시키지 않으므로 양자레지스터를 초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각 원자마다 초단파 복사를 통해 원자의 초기 상태를 |00...000> 으로 놓고 양자 계산을 시작한다. 그러나 실제 양자 알고리즘을 수행하려면 제어할 수 있는 이웃 원자 간의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광학격자 외에도 중성원자들을 포획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연구되고 있으며, 그 중 하나는 광학 마이크로트랩(optical microtrap) 이다. 이 기술은 작은 렌즈들을 2차원으로 배열시키고 레이저빔을 렌즈의 초점에 집중시켜 광학 마이크로트랩을 만들어 원자들을 제어한다. 마이크로트랩의 상대적인 위치는 레이저빔이 렌즈를 통과하는 각을 조절함으로써 제어할 수 있다. 트랩의 간격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한 원자로 점유된 트랩을 복잡하지 않게 개별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기술이다.

중성원자에 의한 광학격자나 다른 광학트랩의 방법은 많은 큐비트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개개의 원자들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광학격자는 양자컴퓨터를 실행하는 데에 따르는 결잃음(decoherence)과 같은 여러 문제점에 대한 연구에 적합한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고체 상태 시스템의 양자 시뮬레이션에 매우 적합하다.

9.3.3. 초전도체 큐비트
초전도체(superconductor)란 저항이 없는 도체를 말한다. 초전도체로 된 고리모양의 물체에 한번 전류가 흐르면 전류가 영원히 흐르게 될 것이다. 초전도체는 1911년 케머링 오네스(Kammerlingh Onnes)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절대 영도(-273도)에 가까운 2K 에서 3K 정도의 극저온으로 냉각되면 전기저항이 갑자기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이다. 금속에 있는 전자들이 초전도체의 성질을 띠려면, 모든 원자들이 같은 양자 상태인 보스-아인슈타인 상태가 되어 '초원자'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 이와 같이 도선 내의 전자들이 마찰력 없이 흐르는 것을 설명할 수 있으나, 전자는 페르미온(fermion)[6] 이므로 보손과 같이 설명할 수 없었다.

1957년 존 바딘(John Bardeen), 레온 쿠퍼(Leon Cooper), 로버트 쉐리퍼(Robert Schrieffer)는 전자들이 전자쌍을 형성하여 보손과 같이 행동하는 것을 알아냈다. 전자들이 전자쌍을 형성하면 전자들의 전체의 스핀은 1/2 + 1/2 = 1로 정수가 되어 보손과 같이 행동하며, 쿠퍼 쌍(Cooper pairs)들은 초전도체의 특성이 관찰된다. 초전도체에서 전류가 다수의 전자들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전자들은 하나의 거대한 양자상태이며, 전류는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양자 상태의 중첩으로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속 고리 내에서 전류는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이 중첩되어 흐를 수 있으며, 앞뒤로 진동하는 진동 전류는 여러 개의 잔도화 진동자 상태의 중첩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성질을 갖는 초전도체들은 양자계산에 적용할 수 있다.

초전도체 접근 방법은 이온트랩이나 광학격자와 비교해서 여러 유리한 점이 있다. 첫째는 초전도체의 회로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으므로 회로의 특성을 조정할 수 있다. 이온과 원자는 자연의 법칙에 따르며 제어가 어렵다. 두 번째로 초전도체 전류는 마이크로칩과 집적회로에 사용된 잘 알려진 기술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회로에서 전자들을 제어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많다는 사실도 초전도체 큐비트의 전망을 밝게 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양자 상태들이 모두 서로 같은 거리라는 점 때문에 초전도체를 이용한 양자계산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초전도체 진동회로를 퍼텐셜 큐비트 |0>과 |1>이 될 두 양자 상태를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 효과를 이용한다.

조셉슨 접합은 두 개의 초전도체 도선들과 그 사이에 절연체로 된 작은 판 조각으로 구성된다. 절연체는 전류가 흐르지 않으나, 양자역학적으로 쿠퍼 쌍들이 터널을 통해 간격을 이어주어 전류가 흐르게 되고, 두 개의 양자 상태를 선택하여 각각 큐비트 |0> 과 |1> 상태로 사용할 수 있다.

2007년 델프트(Delft) 의 칼비 연구소에서 두 개의 초전도체 큐비트를 사용한 CNOT 게이트를 구현하였으나, 지금까지 초전도체를 사용하여 어떤 복합적 양자 알고리즘도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여러 큐비트로 확장하고, 조셉슨 접합을 기초로 한 양자 컴퓨터가 미래의 각광받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3.4. 양자점 내의 전자
양자점(quantum dots)이란 마이크로미터보다도 훨씬 작은 공간 속에 전자들을 가둔 반도체 구조를 말한다. 점 내부에서 전자는 에너지가 양자화되고, 어떤 궤도만 허용되므로, '인공 원자(artificial atom)'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양자점을 큐비트로 사용하는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전자 스핀은 양자 계산에서 그 자체로 쉽게 두 개의 기저 상태를 제공한다. 즉, '스핀 위'와 '스핀 아래'는 각각 |0> 과 |1> 의 큐비트를 나타낸다.

양자점을 이용한 양자 계산을 하려면 단일 양자점에서의 전자스핀의 조종은 물론이고, 두 개의 양자점을 사용하여 두 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CNOT 게이트(또는 다른 보편적인 두 개의 ㅋ비트 게이트)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여러 실험들이 수행되고 있으며, 전자들의 결맞음이 깨어지기까지 수 마이크로 초의 시간이 유지되는 것이 측정되었다.

양자점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초전도체의 경우처럼 최종적으로 큐비트 상태를 읽어내는 작업이다. 효율성을 높이려면 양자점을 읽어들이는 장치와 밀접하게 위치해야 하지만 너무 밀접한 위치는 양자점 내에서 결잃음을 만들 수도 있다.

9.3.5. 핵자기 공명
8장에서 다룬 쇼어의 알고리즘을 사용한 양자컴퓨터가 15를 분석했다는 신문기사에서 사용된 컴퓨터는 지금까지 위에서 논의한 것과 방식이 다르다. 각가의 원자를 규비트로 사용하려면 원자들을 일정한 위치에서 교란시키지 않고 제어하는 것과 서로 상호작용하여 큐비트를 만드는 두 가지 문제점에 부딪친다. 1990년 말에 많은 연구자들은 자연이 이런 구조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분자이다. 분자에서는 여러 원자들이 기하학적인 형태로 서로 속박되어 있다. 그러나 양자계산에서 분자를 이용하는 것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 분자에 있는 전자의 양자 상태를 큐비트로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전자는 분자들을 서로 붙게 만드는 일종의 풀인데 화학 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원자에서 머물 수 없고 원자들 사이에서 옮겨 다녀야 한다.

두 번째, 양자계산을 수행하는 동안 분자들이 고립되어야 한다. 고체 결정 구조에서 이웃하고 있는 분자 사이에 간섭 효과가 일어나곤 하는데 간섭 효과는 양자게이트를 만드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핵자기공명(NMR, nuclear magnetic resonance) 양자계산은 의료진단용 자기공명영상의 원리와 근본적으로 같다. 명칭 그대로 원자핵, 더 엄밀하게는 원자핵의 스핀을 포함한다. 핵의 스핀은 자기모멘트를 가지므로 자기장 속에서 핵의 스핀은 작은 나침반 바늘과 같으며, 양자화되어 특정 값들을 취한다. 그리고 핵자기공명 주파수라 불리는 측정 주파수에서 전자기파를 복사함으로써 여러 스핀 값들 중 하나로 선택적으로 변환될 수 있다. 분자 안에서는 스핀 공명 주파수가 조금씩 다른 두세 개의 이웃하는 핵들이 존재하며, 정확한 공명주파수 파를 보내면 그 주파수에 해당하는 특정한 핵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여러 개의 스핀 중에 "선택적으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과 이웃하는 핵 사이의 결합이 가능하여 양자계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즉, 핵의 스핀들은 큐비트로 쓰고, 스핀들의 결합은 2개의 큐비트 게이트를 실행할 수 있게 한다. 단, 분자에서 핵스핀 사이의 상호작용은 스위치가 켜지거나 꺼질 수가 없으므로, CNOT 게이트 실현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1998년 아이작 추앙(Issac Chuang)과 연구팀들은 IBM 알마덴 연구센터와 스탠포드 대학에서 클로로포름 분자에 대한 도이치 알고리즘을 실행했다. 2001년에는 약간 더 복잡한 분자를 사용하여 숫자 15에 대한 쇼어의 알고리즘을 실행시켰다.

NMR 기반 상업적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 우선 확장성이 부족하다. 추앙의 실험에서 쇼어의 알고리즘은 소수의 원자들로 구성된 분자와 같은 '컴퓨터'를 천만 번이나 복제시켜 수행되었다. 그러므로 NMR의 능력 한계는 단일 분자가 할 수 있는 능력 정도로 제한된다. 또한 분자의 종류와 수, 그리고 어떤 형태로 배열되는 가 등의 변수에 의존한다. 더 많은 큐비트를 확장하려면 완벽하게 정렬된 거대 분자를 발견하거나, 원하는 조건에 맞는 인공 분자를 합성해야 하며, 몇 년 이내에는 어렵다.

9.3.6. 광자를 이용한 양자컴퓨터
8장에서 광자의 양자상태를 사용한 안전한 암호 코드를 다루었다. 광자의 양자 상태는 중첩 상태(또는 그들의 편광 상태)를 만드는 일은 쉬워도 양자계산에 필수인 CNOT 게이트를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CNOT 게이트에서는 한쪽 광자의 양자 상태가 다른 광자의 상태에 의존되고, 역방향도 가능해야 하는데 광자는 서로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두 광자빔은 교차시켜도 한 쪽의 빛이 다른 빛을 편이시키거나 특성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광자는 직접 상호작용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요령을 사용하면 2개의 큐비트를 갖는 양자게이트로 만들수 있다[7]

[1] 일부에서는 양자 컴퓨터 구현의 어려움으로 인해, 고전적인 컴퓨터와 목적에 따라 병행되는 가능성을 예상한다. 출처는 아래 나무위키 링크.
https://namu.wiki/w/%EC%96%91%EC%9E%90%EC%BB%B4%ED%93%A8%ED%84%B0#s-4
[2] 이미지 링크 :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Ions-confined-in-a-trapa-A-linear-quadrupole-ion-trap-known-as-a-Paul-trap-beige_fig4_5291816
[3] 핵 주위에는 일정한 에너지를 갖는 궤도만이 허용되며, 핵 주위에 동심원을 이룬다. 만일 전자가 다른 에너지 궤도로 도양하면 궤도 에너지 차이만큼 전자기 복사가 일어난다.
[4] 단순 조화 운동, 단순 조화 진동이라고도 불린다. 가장 쉬운 예는 용수철.
[5] 물체가 힘이 작용하는 공간인 역장 내부에 존재할 경우, 그 힘으로 인해 물체 내에 저장되는 에너지 아래 링크 참고
https://www.scienceall.com/%ED%8D%BC%ED%85%90%EC%85%9C-%EC%97%90%EB%84%88%EC%A7%80potential-energy/
[6] 어떠한 상태를 입자 하나가 차지하면 다른 입자는 그 상태를 넘보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세부 내용은 아래 나무 위키 참고.
https://namu.wiki/w/%ED%8E%98%EB%A5%B4%EB%AF%B8%EC%98%A8
[7] 여기서 책의 설명이 끝난다. 이 부분은 향후 추가 자료 수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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